🐺하이에나들이 어쩐다고? | 이메일 북클럽 1회차

2025. 2. 22.

지난 소식 읽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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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, 저는 이메일 북클럽의 모임장인 편집자 마디입니다.

이메일 북클럽 1회차를 알리는 첫 뉴스레터를 발행하게 되었어요.

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!

여러분, 이메일 북클럽 구독을 신청해주시고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셨나요?

저는 이번주가 되니 마음이 아주 급해지더라고요.

모집글을 올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첫 번째 레터를 보내는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.

솔직히 수요일까진 이 책을 펼쳐볼 엄두도 내지 못했거든요.

(원래 벽돌책이란 그런 존재가 아닐까요. 저 두꺼운 책을 샀으니 읽기는 읽어야 할 테지만

시야에 걸리는 묵직한 존재감을 애써 흐린 눈으로 모른 체하며 읽기를 영원히 미루게 되는 그런 책이요.)

그런데 (아무도 안 시킨) 모임장을 자처한 제가 이 레터를 구독해주신 여러분께

"사실 조금도 읽지 못했답니다… 다음 기회에!"라는 메일을 보낼 수는 없으니까요,

당황스러움을 뒤로하고 616쪽짜리 거대한 책을 가방에 욱여넣어 봅니다.

출퇴근 버스에서 한 손으로 책을 들고 뒤적거리자니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.

'아, 분철할까….'

💬 혹시… 어디까지 읽으셨어요?

이런 벽돌책으로 독서모임을 시작할 때 이것보다 적절한 질문은 없어 보이죠. 각자 구독을 신청하신 타이밍이 달라서 신청한지 얼마 안 된 분들도 계실 텐데 부담스럽지는 않은 질문이길 바라요. 지금까지 북클럽을 약 스무 분 정도가 구독해주셨어요. 깜찍한 소수정예 모임으로 끝날지,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할지😋 이번 레터를 받아보신 여러분께서 주변에 많이 자랑해주시면 제 작은 꿈도 이루어지지 않을까요?

1회차 구글 폼을 웰컴 메일로 분명 보내드렸는데, 2월 20일이 될 때까지 응답이 0개라 모임장인 저의 마음이 어찌나 떨려왔는지요. 그럼 저라도 다 읽어서 책을 읽을 때 도움될 만한 뭔가를 갈무리해드리면 좋지 않을까, 그런 부담감이 마구 몰아치는 상태로 금요일 아침을 맞이했어요. 그런데 짜잔! 다행히도 응답이 기록되어 있었답니다. 정말 마음이 놓이더라고요. 소개할 수 있는 의견이 (제 의견 포함) 최소 2개 이상이라니!

1회차 진도는 머리말부터 1부 1장까지였습니다. 머리말이 포함되어 있으니만큼 이 책 전체를 읽어나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 힌트들을 얻을 수 있었는데요, 구글폼에 의견을 남겨주신 북클럽 멤버분들의 의견을 소개해드리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.

📌 하이에나들이 어쩐다고?

모임장인 제가 밑줄 친 부분입니다. 머리말에서부터 환원주의적인 사회생물학 논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니 매우 흥미롭고 그래서 집중해서 읽고 싶었어요. 하지만 급하게 읽으려니 엄두도 나지 않는 데다가 오랜만에 철학책을 읽으려니 이미 읽었던 앞 장을 여러 번 왔다갔다 하게 되더라고요. 그러던 와중에 이 각주를 만나고 웃음이 터졌습니다. 권위 있는 이론을 비판하는 미즐리의 대범한 위트가 느껴지는 부분이에요. 각주 전체를 읽었을 때 더 재미있으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.

[…] "쌍둥이 자매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 맹렬하게 경쟁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유아일 때 서로 제거하고자 한다"는 발상을 고려하지만, 거기서 어려움에 부딪히자 "점박이하이에나 암컷들은 대체로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극단적 형태의 유아기 행동에 편승하고 있다"는 어설픈 의견으로 끝낸다(하이에나들이 어쩐다고?). _24쪽

📌 평범한 언어로 말하는 거대담론

미즐리에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작업입니다. 동물행동학의 많은 부분을 참조하기는 하지만, 결국 도덕철학의 측면에서 읽어나가야 해요. 그런 점에서 아래 인용을 꼽아주신 멤버분은 이 책에서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한 점이 인상깊었다고 하면서, 도덕철학이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동기를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그 용어가 우리에게 상식과 일상의 언어로 받아들여지고 있고, 그래서 특별한 전문용어 없이도 인간의 본성이라는 거대담론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합니다.

전문용어는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했다. 이 주제가 걸쳐 있는 분야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평이한 언어로 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. 이것은 학문적 내용을 적합도가 떨어지는 어설픈 용어로 바꿔놓고 생색을 내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. […] 그러나 동기를 논함에 있어서는 이런 일반적 고려 사항 말고도 특별히 고려할 사항이 있다. 도덕철학의 여러 영역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이미 상식에 익숙한 분야다. […] 새로운 사실을 다루는 게 아니다. 사람들은 수천 년 전부터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동기를 이해하고자 했다. 그들은 매우 세련된 전문용어를 마련해놓았는데, 그것은 바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다. _44쪽

📌 하나의 개념만으로 무언가를 설명하려는 태도는 오만한 편견일 뿐이다

1장은 우리에게 본성이 있는지 탐구하는 장입니다. 인상깊었던 부분으로 아래 인용을 꼽아주신 멤버분은 1장의 여러 사례를 읽으며 인간의 행동을 설명해내는 데 하나의 개념만을 적용하려는 태도는 오만한 편견에 사로잡힌 모습임을 깨달았다고 해요. 세상의 모든 문제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이라는 것은 환상일 거예요. 그런 점에서 더욱 세부적인 분류와 분석이 필요함을 이해하였고, 타인의 말과 행동을 받아들일 때에도 다각도의 폭넓은 관점이 필요하리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합니다.

이 중 그 어떤 것도 그 자체만으로 완전한 묘사가 아니다. 중립적 용어는 없다. 따라서 전적으로 중립적인 사실도 없다. 어떤 묘사든 이런저런 개념 틀에 따른 분류 행위다. 우리는 뒤범벅된 경험 중 현재의 목적에 중요한 것을 골라내기 위해, 또 그것을 세상의 중요한 나머지 것들과 연관시키기 위해 개념이 필요하다. 한 벌만 있으면 모든 일에 사용할 수 있는 만능 '과학적' 개념은 없다. _65쪽

📌 다른 사람들이 밑줄 친 짧은 문장들

별다른 코멘트 없이 좋은 문장을 공유해 주신 분들도 계세요. 아직 1장까지밖에 함께 읽지 않았지만, 미즐리의 이 책이 왜 지금도 중요한 논의로 읽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들 같습니다.

다름은 나쁨이 아니다. 다름일 뿐이다. _29쪽

중요한 점은 남이 나를 빤히 쳐다볼 때의 그 뚜렷하고도 원초적인 공포를 프로이트가 간과했다는 것이다. […] 작은 문제일 수 있지만, 가장 복잡한 것의 일부분이다. _72~73쪽

💬 북클럽 멤버들을 응원하는 인사의 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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필수 질문이 아닌데도, 이메일 북클럽이라는 한 배를 탄 우리를 위해

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. 감사합니다❤️

완주하는 날까지 우리 모두 파이팅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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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메일 북클럽이라는 프로그램은 처음인데 너무나도 매력적이네요! 벽돌책 격파하는 데 큰 심리적 동기와 응원이 될 것 같아요. 이 북클럽 덕분에 《짐승과 인간》도 구매하고 거의 바로 읽기 시작했습니다. 북클럽 기획해주신 위고와 편집자님께 감사드리며, 멤버분들과 함께 꼭 완주했으면 좋겠습니다🤍" _아르